본문 바로가기
향수 리뷰

주올로지스트 향수 후기 머스크디어, 스노위 아울, 스퀴드 3종 추천 템은?

by 김플라자 2024. 3. 5.

의인화-된-동물-삽화가-그려진-주올로지스트-향수-샘플들
동물을 의인화 한 주올로지스트 향수의 상징적인 삽화

 

지구의 동물이란 동물은 죄다 가져와서 연상되는 느낌으로 향수를 만드는 브랜드 주올로지스트입니다. 꽤나 고가의 니치 향수 브랜드이고 국내에서는 쓰는 사람을 정말 찾아보기 힘든 향수 브랜드입니다. 향이 별로라서가 아니고 국내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에요. 개인적으로 머스크디어를 정말 애타게 기다렸습니다. 머스크디어가 주올로지스트 향수 중에서 그나마 대중적이라는 평이 많았고 일반적인 살냄새 머스크 향수의 니치 버전이라는 의견도 봤기 때문입니다. 자, 그럼 오늘 후기를 남길 향수는 머스크디어, 스노위 아울, 그리고 스퀴드이고  과연 어떻게 향을 표현했을지 기대가 되는데요...! 바로 후기 시작해 보겠습니다.

 

 

 

주올로지스트 향수 머스크디어, 스노위아울, 스퀴드 후기

 

머스크디어

Top : 카다멈, 장미, 칼라머스 오일

Heart : 삼박 자스민, 패츌리, 시더우드, 랍다넘

Base : 암브레트, 오리스, 라오스 우드, 샌달우드

 

첫인상 : 시트러스, 머스크, 체리

10분 후 : 바닐라, 체리 탄산음료, 꼬릿한 머스크

 

추천 : 일반적인 머스크 향수로는 만족할 수 없는 사람

점수 : 3/5

 

총평 : 뿌린 직후에는 약간 달콤하면서도 꼬릿한 냄새가 난다. 달콤한 향은 바닐라를 닮았고, 꼬릿한 향은 마치 장기간 물가를 찾지 못해 깨끗하게 씻지 못한 동물에게서 날 것 같은 꼬질꼬질한 향이다. 그리고 남자 스킨 향도 좀 난다. 뿌린 직후에 이 향을 맡고 든 생각은 이 향 근처로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다. 위생적으로 깨끗하지 못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점을 통해서 느낀 건, 야생동물인 사슴을 컨셉으로 머스크 향수를 만들었고 표현하고 싶었던 주제인 '머스크디어'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니 바닐라 같은 달콤한 향은 거의 사라지고 꼬질꼬질하던 야생동물의 향도 조금은 사그라들었다. 계속 맡다 보니 사냥에 성공한 짐승 고기를 먹고 난 후 입가에 묻혀서 자연스레 발생하는 비릿한 향도 미약하게 느껴지는 듯하다. 10분이 지난 지금, '머스크디어'가 주는 이미지는 조금 과격하고 행동력 있는 덩치 있는 남자이다. 남자 스킨 향도 조금 나면서 애니멀릭함이 강한 향수이다 보니, 본능에 충실하며 야생동물처럼 강인한 남자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시간이 더 지나도 향조는 거의 바뀌지 않고 쭉 유지되었다. 애니멀릭 노트와 머스크 노트 두 개 다 좋아한다면 사랑에 빠질 향수라고 생각한다.

+키가 크거나 센 인상을 가진 여자가 뿌려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스노위아울

Top : 스노우 어코드, 릴리 오브 더 밸리, 민트, 코코넛

Heart : 아이리스, 설강화, 백장미, 마테, 프랑킨센스, 갈바넘

Base : 암브레트, 시더, 시벳, 머스크, 오크모스, 통카, 바닐라

 

첫인상 : 새 건물 화장실의 실리콘 향

10분 후 : 변함없음

 

추천 : 새 건물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

점수 : 1/5

 

총평 : '스노위아울'은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새 건물의 번쩍번쩍한 화장실에 마감재로 사용된 실리콘인데 조금 달달한 향이다. 타일이나 자재끼리 접합한 부분은 보기 싫게 틈이 나 있고, 그 사이로 물질이 들어가 오염되기 쉽기도 하다. 그리고 그렇게 틈이 벌어져 있으면 무엇보다 건물의 안정성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흰색의 실리콘으로 벌어진 틈을 메우곤 하는데 그 실리콘 향을 느낄 수 있었다. 자연의 향을 느낄 수 있는 향수는 아니다. 인공 화합물의 향으로 가득한데 앞서 표현한 새 건물 화장실 실리콘 냄새라고 표현하면 90% 일치한다. 그런데 좀 느끼하게 달달한 향이 나서 개인적으로는 불호였다. 향조의 변화는 거의 없이 이대로 유지된다. 필자는 무엇보다 이런 새 건물 화장실 실리콘 냄새를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 궁금하다. 플로럴이니 그린이니 우디니 그런 게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다른 사람은 '스노위아울'을 어떻게 느낄지 궁금하다. 확실한 건 위생적으로 깨끗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향이다. '스노위아울'은 중성적인 향수로 남녀 가리지 않고 뿌려도 괜찮은 향이다.

 

 

 

 

스퀴드

Top : 핑크 페퍼, 솔라 살리실레이트, 인센스

Heart : 잉크 향, 짠 향, 오포파낙스

Base : 앰버그리스, 벤조인, 머스크

 

첫인상 : 비릿한 생 오징어 먹물

10분 후 : 더 비릿해진 생 오징어 먹물

 

추천 : 오징어의 비릿한 향을 느끼고 싶은 사람

점수 : 2.5/5

 

총평 : 뿌린 직후에는 잉크의 질감이 느껴지는 향이 난다. 그 향에서 코를 자극하는 화학 향과 더불어 비릿한 향, 그리고 짠 향이 난다. 이렇게 잘 느껴지는 부분만 보더라도 확실히 오징어 먹물을 표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확실히 '스퀴드'는 조향사가 컨셉에 맞게 잘 만든 향수다. 향만 맡아도 이미지가 절로 연상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향수를 정말 뿌리고 다닐 사람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니 날카로운 듯 코를 자극하는 향이 빠지며 비릿한 오징어 향과 짠 향이 강조되는데 정말 좋은 의미로 너무 싫었다. 먹물을 내뿜는 오징어를 너무 세세하게 표현한 것 같다. 오징어의 비린 향과 바닷물의 찝찔함을 정교하게 표현했다는 생각도 들었기에 감탄스러웠다. 그리고 더 이상 맡고 싶지 않은 향이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화풍 중에 현실세계를 보다 더 현실스럽게 묘사하는 그림체가 있다. 마치 그것처럼 현실의 오징어를 더욱 자세히, 그리고 세세하고 생생하게 묘사했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건 뿌리고 다닐 수 있는 향수는 아닌 것 같다. 다만, 먹물을 내뿜는 오징어를 이만큼 생생하게 향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대단한 향수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뿌리고 다닌다고 가정했을 때 줄 수 있는 점수는 최소 점수인 1점이다. 이건 그냥 작품에 가깝다. 웬만하면 뿌리고 다니지 말기를 바란다.

 

 

 

마치며 + 각 향수별 추가 소감

이렇게 주올로지스트 향수도 한 번 맛을 봤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개인적으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머스크디어가 정말 기대됐는데요, 제 취향이랑은 안 맞아서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제가 애니멀릭한 향수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주올로지스트 향수를 시향해 보니 엄청 좋아하는 건 아닌가 봅니다 (하하). 저에게는 머스크디어가 다소 꼬릿하게 느껴졌고 조금은 남성적이라고 느꼈지만 그래도 애니멀릭 머스크 계열 향수 중에서 정말 잘 만든 향수라고 생각합니다. 향이 주는 인상이 다소 강인한 느낌이라 여리여리하고 포근한 머스크 향수를 기대하셨다면 아쉽게도 추천하지 않습니다만, 꼬릿한 머스크를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강력하게 추천드릴 수 있는 게 바로 머스크디어입니다.

 

스노위아울은 정말 번쩍번쩍한 새 건물의 화장실에서 날 법한 실리콘 향이어서 다른 말이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최대한 기존에 존재하는 우디, 플로럴, 그린, 애니멀릭, 앰버, 레더 등으로 설명을 해보려고 시도해 보았지만 턱도 없었습니다. 여러 의미로 대단한 향수인 건 틀림없습니다. 

 

스퀴드는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생생함에 놀랐습니다. 실제로 오징어를 드셔보셔서 알겠지만 국으로 끓이든, 데치든, 회로 먹든 오징어가 비린 편은 아닙니다. 그런데 스퀴드는 비립니다. 정말 비려요. 심지어 먹물의 향을 잉크 노트로 아주 잘 표현했고, 짠 향도 듬뿍 담아서 정말 바닷가에서 막 건져 올린 오징어가 먹물을 저에게 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향수로써 발휘할 수 있는 표현력의 최대치가 무엇인가?' 하면 저는 '주올로지스트 스퀴드를 맡아보세요!'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단한 표현력과는 반대로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향은 아닙니다. 스퀴드를 뿌리면 비릿한 오징어 향 폴폴 풍기는 사람이 될 수 있으니 어지간한 힙스터가 아니라면 뿌리지 않기를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이상입니다. 여러 니치 향수 리뷰가 제 블로그에 있으니 카테고리를 통해 편하게 보시길 바랍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